저는 운전면허를 따고 2년이 됐는데, 정말 특이한 병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주차 공포증이었습니다. 직선으로 차를 몰아가는 건 괜찮았지만, 주차만 생각하면 손에 땀이 났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평행주차를 해야 할 때는 최소 다섯 번을 빼고 다시 들어갔고, 지하주차장에서는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가장 창피했던 순간은 회사 주차장에서 T자 주차를 해야 할 때였습니다. 10분 이상을 들었다 뺐다 반복했는데, 뒤에 오는 차들이 계속 경적을 울렸습니다. 그때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결국 다른 자리로 가겠다고 포기했거든요. 그 이후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양평에서 자차운전연수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내 차로 연습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상담할 때 강사분이 "주차에 집중하는 코스도 있습니다" 라고 하셔서 4일 코스로 신청했습니다. 4일은 3시간씩, 총 12시간 과정이었습니다.
가격은 4일 코스가 45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주차 배우려고 이 정도를 써야 하나" 싶었지만, 회사에서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거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혼자 배우는 것보다 전문가한테 배우는 게 당연히 낫잖아요. 내돈내산으로 결정했습니다.

첫 날 강사분은 40대 중반의 남성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첫마디가 정말 좋았는데, "(웃으면서) 주차 때문에 오신 분들이 많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뭔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1일차는 양평 근처 한적한 주택가에서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좀 넓은 공간에서 직진 주차를 연습했습니다. 강사분이 "핸들 꺾는 각도가 중요합니다, 이 정도면 딱입니다" 라고 손으로 각도를 보여주셨는데, 그 각도가 시각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오전 내내 직진 주차만 했는데, 처음엔 라인을 벗어났다가 마지막엔 거의 정확하게 들어갔습니다.
오후는 후진 주차로 전환했습니다. 후진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거울만으로는 거리감이 안 잡혔거든요. 강사분이 "왼쪽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흰 선이 가운데 정도면 핸들을 이 정도 꺾으세요" 라고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처음 세 번은 실패했지만, 네 번째부터는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은 후진 주차만 열 번을 반복했습니다.
2일차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실제 상황이라 더 긴장했습니다. 지하주차장의 경사로 때문에 부끄럽지만 한두 번은 다시 빼야 했습니다. 근데 강사분이 "괜찮습니다, 많이들 하는 거예요" 라고 다독여주셨습니다. 그 날은 평행주차를 집중적으로 배웠는데, 정말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양쪽 공간이 30센티밖에 안 될 정도로 좁은 곳에서도 연습했거든요. 아홉 번을 시도해서 마지막에 겨우 성공했습니다. 성공했을 때 강사분이 "이제 거의 다 왔어요" 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3일차에는 회사 주차장으로 가서 T자 주차를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T자 주차는 평행주차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앞뒤 거리도 맞춰야 하고, 옆 거리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사분이 "여기서는 앞 차의 범퍼가 이 정도 보이면 되고, 뒤에는 충분하니까 괜찮습니다" 라고 여러 번 설명해주셨습니다. 처음 다섯 번은 부족했지만, 여섯 번째부터는 성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 가장 신기했던 건, 강사분이 마지막에 "이제 충분합니다, 혼자도 가능합니다" 라고 하셨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ㅋㅋ
4일차는 복합 연습이었습니다. 직진 주차, 후진 주차, 평행주차, T자 주차를 모두 한 번씩 했습니다. 처음에는 안 될까봐 떨렸지만, 자꾸 반복하니까 어느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마지막에는 내가 원래 다니는 쇼핑몰에 가서 실제 상황처럼 주차했습니다. 혼자 했거든요. 강사분은 옆에만 앉아 있으셨습니다. 성공했을 때 강사분이 "좋습니다, 이제 다니셔도 됩니다" 라고 하셨고, 뭔가 자격증을 따은 기분이었습니다.
연수 후 2주일이 지났는데, 제일 눈에 띄는 변화는 주차할 때 손에 땀이 안 난다는 거였습니다. 평행주차도 자신감 있게 들어가고, T자 주차도 한두 번이면 정확하게 들어갑니다. 회사 주차장에서 더 이상 경적을 받지 않게 됐습니다. ㅋㅋ
45만원은 처음엔 비싸 보였지만, 매일 받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주차 때문에 운전이 두려운 사람이 있다면, 정말 솔직히 한번 받아보세요. 제 삶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아무 차선에나 주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신기합니다. 회사 선배들도 "주차 잘하네" 라고 물었을 때 연수 받았다고 했더니 감탄했습니다. 뭐 이 정도로 4일밖에 안 되냐면서요. 근데 정말 4일이 저한테는 인생을 바꾼 4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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