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딴 지 햇수로 5년이 됐지만, 여전히 저는 초보운전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곳의 지하주차장은 저에게는 미지의 세계이자 극복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좁은 램프, 기둥들, 그리고 양쪽에서 들어오는 차들... 생각만 해도 손가락이 쩔쩔했습니다.
처음 반년은 차를 거의 안 탔습니다. 아파트 주차장도 무섭고, 병원 지하주차장도 무섭고, 그냥 도로 주행도 무섭고... 남편은 "계속 못 탈 건데 왜 면허 땄어?" 할 정도였습니다. 친구들도 만나면 "넌 차 없냐?" 물어봤는데,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특히 엄마가 "이 정도면 운전을 못 하는 거지" 라고 하셨을 때는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어린이집을 차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안 됐고, 병원도 못 가고, 마트도 못 가고... 결국 택시와 버스로만 다녔습니다. 한계가 오던 어느 날, 친구가 "방문운전연수 받아봤어?" 물어봤습니다. 그 말에 인터넷을 켜서 검색해봤습니다.
방문운전연수 후기가 엄청 많았습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었는데, 3일 코스는 보통 35만원에서 40만원, 4일 코스는 45만원에서 55만원 정도였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4일 코스를 신청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배우고 싶었거든요. 총 52만원에 예약했습니다.

선택한 업체의 선생님을 소개받으니 여성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 강사님이 좋았는데, 남성 강사님도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여성 강사님과 통화했을 때 "처음 배우는 분들 많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1일차 오전 9시, 제 앞좌석에 앉으신 강사님은 50대 초반의 자상한 분이셨습니다. 먼저 차 구조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헷갈리면 언제든지 물어봐요. 이게 기초인데 기초가 탄탄하면 나머지는 다 쉬워요" 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30분은 주차장 아스팔트에서 진짜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핸들 그립, 페달 감각, 가속과 감속... 모든 게 어렵고 낯설었습니다.
1일차 오후에는 동네 도로로 나갔습니다. 한산한 주택가 도로였는데, 그것도 제게는 쉽지 않았습니다. 핸들 조작을 너무 크게 해서 차가 지그재그로 갔고, 속도 조절도 못 해서 자꾸 튀었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페달 살살 누르세요. 마치 달걀을 밟는다는 생각으로" 라고 하셨습니다. 그 표현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이후로는 조금씩 자연스러워졌습니다.
2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차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장소는 큰 마트의 실외 주차장이었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앞바퀴를 맞추는 연습, 후진 주차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자동차의 크기감을 못 잡아서 자꾸만 옆 선과 부딪칠 뻔했습니다. 강사님이 "사이드미러에서 선이 어디쯤 보이면 핸들을 꺾으세요" 라고 알려주셨는데, 그 팁이 정말 좋았습니다. 3일차 오전, 지하주차장 연습이 시작됐을 때 진짜 떨렸습니다. 경사로, 기둥, 좁은 공간... 모든 게 공포였습니다.

제일 무섭던 건 진입 경사로였습니다. 앞바퀴가 경사로에 올라갔을 때 뒷바퀴가 끼일까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강사님이 "차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알면 돼요. 대부분 생각보다 더 여유가 있어요" 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니 감이 왔습니다. 그리고 후진 주차 연습을 했는데, 이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양쪽 거리감이 안 잡혀서 처음에는 5번을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강사님이 계속 격려해주셨습니다. "괜찮아요. 다들 처음부터 이래요. 자동차는 거짓말 안 해요. 자꾸 해보면 느낌이 와요"
3일차 오후에는 놀랍게도 제가 한 번에 후진 주차에 성공했습니다. 강사님이 "봤죠? 자신감 있게 하니까 된다고요. 이제 당신은 초보가 아니에요"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울컥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했고, 매번 성공했습니다. 4일차에는 새로운 지하주차장에 가서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낮은 기둥들, 좁은 차로, 그리고 다른 차들까지... 모든 게 있었지만,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4일차 마지막 시간, 강사님이 "혼자 주차장 돌아올 수 있을까?" 물어봤습니다. 제가 "네, 가능할 것 같아요" 하니까 "그럼 혼자 한 번 해봐요" 하셨습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결국 성공했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당신은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어요. 자신감 가져요" 라고 하셨습니다.
4일 16시간 코스에 52만원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좀 비싼 것 같았는데, 이제는 정말 가성비 있는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차 공포에서 벗어나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매주 여러 번 차를 탑니다.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마트도 가고, 병원도 가고... 아이도 차 타기를 좋아해서 주말마다 나가요. 정말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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