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운전대를 안 잡은 지가 벌써 5년입니다. 남편이 "엄마 아빠 뵈러 가자"고 해도 "운전이 무서워서"라는 핑계로 계속 거절했거든요. 그러다가 남편이 "이번엔 넌 운전해서 가야 해. 내가 졸음 운전할 수도 있으니까"라고 했을 때 정말 긴장했습니다.
시부모님은 아주 좋으신 분들이지만 시간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한 달 뒤에 시부모님 생신이 있었는데, 그때까지 운전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게 너무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양평에 사니까 양평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4일 코스에 42만원이었는데, 한 달의 초급 연수비용으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했거든요. "운전연수 좀 받을게"라고. 남편이 오히려 "그래, 그게 맞아"라고 응원해줬습니다.
1일차는 기초 운전 배우기였습니다. 양평 근처의 조용한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40대 여자분이셨는데 "혼자 화이팅하지 마세요, 우리 함께 해요"라고 하셨어요. 그 한마디가 정말 힘이 됐습니다.
핸들 잡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9시와 3시 위치에 손을 올려놓으세요"라고 하셨는데 제 손이 자꾸 11시, 1시 위치에 있었나봐요. 선생님이 "축제 때 회전목마 타듯이 부드럽게 돌려야 해요"라고 표현해주셨습니다.

골목길에서 직진만 10분간 연습했습니다. 정말 느린 속도로 "이 정도면 충분해요"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신호를 보는 법도 배웠는데 "차 신호만 봐요, 보행자 신호 섞어서 보면 헷갈려요"라는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2일차부터는 더 큰 도로에 나갔습니다. 양평에서 가장 많이 다니는 간선도로로 나갔는데 처음엔 정말 떨렸습니다. 차들이 자꾸 옆을 지나가서 더 무서웠거든요. 선생님이 "우린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뒤에 있는 차들이 알아서 피해 가요"라고 하셨습니다.
직진하기만 해도 집중을 많이 했는데, 우회전을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신호를 먼저 켜고, 옆을 한 번 보고, 천천히 꺾으세요"라고 과정을 나눠서 알려주셨어요. 반복해서 배우니까 2번째에는 거의 완벽했습니다.
3일차에는 주차 연습이었습니다. 주차가 가장 무섭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주차는 감이예요, 충분히 배우면 돼요"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넓은 주차장에서 직진주차를 배웠습니다. 거리감을 잡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옆 차와의 거리가 이 정도면 문을 열 수 있어요"라고 실제로 옆 차를 가리키며 보여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거리감이 생겼습니다 ㅋㅋ 후진주차도 배웠는데 "한국 사람들이 항상 어려워하는 부분"이라고 하셨어요.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보이면 핸들을 꺾는 타이밍을 정확히 알려주셨습니다. 3번을 반복했는데 4번째에 성공했을 때 선생님이 "좋아요, 이제 느낌이 올 거예요"라고 하셨습니다.
4일차는 실제 시부모님 집까지 가는 코스였습니다. 양평에서 남쪽으로 쭉 내려가는 코스였는데, 신호가 여러 개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여기서 좌회전, 저기서 우회전"이라고 미리 알려주셔서 놀라지 않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부모님 집 앞에서 평행주차를 성공했을 때였습니다. 선생님이 "완벽해요, 이제 충분히 혼자 가실 수 있겠어요"라고 하셨는데,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뿌셨어요 ㅠㅠ
4일 16시간에 42만원. 처음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한 달만에 시부모님 집을 혼자 갈 수 있게 된 걸 생각하면 정말 잘한 투자였습니다. 양평에서 이렇게 좋은 연수를 받을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지난주 시부모님 생신 때 나 자신이 직접 운전해서 내려갔습니다. 남편도 깜짝 놀랐고, 시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어요. "우리 며느리가 운전을 해?"라고 하시면서 감동하셨습니다 ㅋㅋ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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